2017년 7월 19일 수요일

Maya와의 인연

2016년 5월의 어느 날 오후였다.
나는 일을 마치고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.
작은 사거리에 서서 가볍게 운동을 했다. 
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, 하늘이 매우 맑았다.


일에 치여서인지......갑자기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

"뭔가 재미있는 일 없을까..."



그런 생각을 하며, 앞을 바라보았다.
먼발치에서 걸어오는 여자 두 명이 한번에 눈에 띄었다.
일단 둘다 키가 굉장히 커서 확 눈에 띄었다. 그리고 옷을 잘입었다.


그래봐야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다. 
그래서 나는  그 자리에서 다른 방향을 향하여 계속 몸을 풀고 있었다.



1분 정도 지났을까......
어느새 그들이 내 앞에 와 있다.
내 머리 위에 있는 주소를 보면서 두리번두리번 거린다. 
말소리를 들으니, 중국인들이다. 길을 잃어버린 모양이다. 도와줘야겠다.


-안녕. 길 잃었어 ?
-응. 
-어디 가고 싶은데?
-근처에 맛있는 식당 없어? 배고파...


배고프다며 얼굴을 찡그린다.

-나랑 직원들이랑 평소에 자주 가는 식당 있는데 알려줄까?

나는 그 식당에 평소에 중국인들이 가끔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.

-어. 고마워



그래서 나는 두 여자들을 데리고 그 식당으로 안내해주었다.
그녀들이 자리에 앉는것을 보고, 나는 사무실로 돌아간다고 말했다.
그러자 한 여자가 말한다.

-같이 먹어!!!
-그래도 되?
-응.

생각해보니, 사무실에서 지갑도 가져나오지 않았다.

-나 지갑도 없어
-괜찮아. 내가 사줄께.

그렇게 해서 우리 셋은 친구가 되었다. 



약 30분 정도 밥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. 
그들은 중국의 산동성의 제남/지난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한다. 
나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.
그중에 한명이 Maya이다. 물론 이것은 그녀의 영어 이름이다.

얘네들은 돈이 많은가 보다. 
서울에서 지하철을 한번도 안타고 택시만 타고 다닌다고 한다.



밥을 다 먹었을 쯤에 내가 물었다.

-이제 어디갈거야?
-여기 뭐있어?
-근처에 성형외과 많아.

내 사무실은 압구정동에 있다.

-오...성형외과. 나 가보고 싶어. 중국인들이 한국에 성형하러 많이 오잖아.
-응 맞아. 그럼 데려다 줄께.

나는 그들을 압구정동에서 가장 큰 성형외과중의 한 곳으로 안내를 했다.
우리 셋은 그 병원의 로비에서 차도 마시고 이야기를 잠시 시간을 보냈다. 
그리고 그들은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마스크를 쓴 한 중국인 여성에게 
직접 다가가 이것저것 묻는다. 



한 15분 흘렀을까.......그녀들이 나에게로 돌아왔다.  

-이제 나갈까?
-응. 어디 가고 싶어?
-근처에 뭐 있어?
-가로수길이라고 유명한 거리가 하나 있어. 옷이랑 화장품 매장이 많아. 가볼래?
-좋아. 가보자.



이번에도 그녀들의 가이드가 되기로 했다. 하지만, 시간이 너무 오래 흘렀다.


-대신에 너희들 데려다만 주고 난 사무실에 들어갈께. 난 일해야지
-응. 고마워


간만에 왔더니 길이 약간 헷갈린다. 그래서 지나가는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.

-가로수길이 한 블락 더 가야되죠?
-네, 맞아요.
-감사합니다.

내가 "감사합니다."라고 하자, 그녀들도 재밌다는듯이 "감사합니다."를 따라 말한다.
우리 셋은 다같이 웃었다.

그녀들을 데려다 주고, 난 사무실로 돌아 왔다.



이렇게 시작된것이 나와 Maya의 인연이다.
벌써 1년이 지났음에도 우리는 가끔 연락을 하고 지낸다.
필요할때는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, 서로의 사진을 보며 안부를 묻는다.



그녀의 어머니는 굉장히 세련되셨다. 
딱 봐도, 중국인으로 보이지 않고 굉장히 교양있는 청담동 부자로 보인다. 
이미지는 대학 교수이다. 


어느 날 나는 그녀의 어머니 사진을 보고 Maya에게 말했다.

-어머니한테 알려드려. 한국에 fan이 한명 있다고.
-하하하하. 그럴께



나는 올해 여름 휴가를 그녀가 사는 지난으로 가기로 결정했다. 
인터넷에서 찾아보니, 지난에 관광 명소도 많다고도 하고, 
또 1년만에 Maya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. 



지난에서 신나게 놀고 와야겠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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